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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해외입양을 보낼 만큼 가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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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더 이상 해외입양을 보낼 만큼 가난하지 않다"

[해외입양인, 말걸기] 한국 미혼모를 후원하는 프랑스인 그렉

44세의 프랑스인 그렉(Greg Peña-Rodriguez)과 한국의 연결고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해외입양'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다.

"한국은 가장 긴 국제 입양 역사와 최대 규모의 경험을 가진 국가로서 전 세계의 국제 입양에 대한 표준이 되어왔습니다. 한국은 국제입양의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볼 수 있는 나라이며, 또한 타 국가들이 기피해야 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는 한국의 해외입양인 단체인 TRACK의 중요한 후원자 중 한 사람이다. 한국은 더 이상 아이들을 해외입양을 보내야 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가 아니지만 과거의 입양 경험을 통해 공고하게 만들어진 시스템을 통해 여전히 해외입양을 보내고 있다. 때문에 해외입양을 통해 발생한 '비극'의 연결고리를 끊는 방법 역시 한국에서 찾아져야 한다고 그렉은 생각한다.

그렉이 찾은 대안 중 하나가 미혼모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남성이 저지른 일은 생각지도 않고 미혼모들에게 돌팔매질을 하는 것은 그들을 사회의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한국이야 말로 단순한 인권 보호 차원을 뛰어 넘어, 입양과 관련하여 전 세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기본권리인 자신의 자식을 키울 권리에 대한 만행과 싸워 첫 승리를 얻을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편집자

지난 22일 <중앙일보>는 보건복지가족부가 기획재정부에 미혼모지원을 위해 275억 원의 예산을 건의하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이는 전년도의 16억 원의 예산에서 크게 증가된 것입니다. 모든 미혼모들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보았을 때, 지원대상이 18세에서 24세 사이의 미혼모들에 한정되었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나, 정부의 정책이 올바를 방향으로 한걸음 나아갔다는 것은 반가운 사실입니다. 한국인 해외입양아의 모임인 TRACK과 그의 후원자들은 23일과 24일 양일 사이에 있을 심의에서 보건복지가족부의 제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해외로 입양되는 아동의 90% 이상이 미혼모의 아이이기 때문에, 국제 입양사회는 현재 한국의 미혼모들이 처해있는 상황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는 20만 명에 가까운 아동을 해외로 입양을 보낸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에는 미혼모 지원정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 생겨났습니다. 이 모임은 입양아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및 친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한 친구들 중 한 명은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Greg Peña-Rodriguez 라는 남성으로, 그는 TRACK의 후원자이기도 합니다. 아래는 Greg Peña-Rodriguez와의 이메일을 통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Greg은 누구인가?

한국에서는 지금 단순한 인권보호 차원을 뛰어넘은 최초의 쟁취를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입양과 관련하여 전 세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기본권리인 자신의 자식을 키울 권리의 묵살입니다.

Jane Jeong Trenka (adoptee): Greg, 당신은 TRACK의 큰 후원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이를 가진 부모도 아니고 입양아도 아니며, 그렇다고 아이를 입양한 양부모도 아닙니다. 당신에 대해서 좀 더 말해 줄 수 있습니까?


▲ 프랑스인 그렉은 한국의 해외입양 문제와 관련된 운동을 하는 TRACK을 후원한다. ⓒ프레시안
Greg
Peña-Rodriguez: 저는 44살의 남성이며 프랑스, 프로방스의 전통시장에서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25년 동안 한 여성과 삶을 같이 하고 있으며 우리 사이에는 6살의 딸이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전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였습니다. 종교는 가지고 있지 않으며 어느 특정 정당을 지지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양한 단체 및 운동가들을 얼마간 후원해 왔습니다. 현재는 한국의 해외입양 문제와 관련된 운동을 하며 미혼모 가정을 위한 지원을 촉구하는 단체인 TRACK, 스리랑카에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와 가정을 후원하는 단체인 LCF, 그리고 유럽국가들에서 국제 입양의 폐해를 사회에 알리고 아동 또는 마을을 위한 후원을 장려하는 단체인 REM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JJT: 당신은 서아프리카의 아이보리 코스트에서 보조간호사로 근무한 후 프랑스 북부의 플랑드르에서 난민 아동들을 위한 특수교사로도 봉사하였습니다. 이들 경험을 통해 특별히 배우거나 느낀 점이 있습니까?

GPR: 이들 아동들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기본 정책이 그들의 부모와의 관계를 최대한 유지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어려움, 또는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부모라 할 지라도 자신의 자식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이들 부모들에게 자식을 포기하고 입양 보내게 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 곳에서 일했던 1년여 동안 입양 보내진 아동은 한 명도 없었고 제가 그 곳을 떠한 후 수년이 지난 지금도 입양 보내지는 아동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JJT: 프랑스에서는 아동을 그의 부모와 같이 있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여 지는 것 같네요.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입양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까?

한국은 더이상 해외입양을 보낼 정도로 가난한 나라가 아닌데…

GPR: 저의 지인 중에 두 부부가 40대인 불임인 부부가 있었는데, 그들이 몇 년 전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들을 돕는 과정에서 한국이 해외입양을 보내는 국가라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습니다. 한편, 한국인 친구를 통해 알고 있던 한국은 더 이상 아이들을 해외입양을 보내야 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왜 한국이 여전히 해외입양을 보내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던 중 기존의 입양단체들과 이제는 거대해져 버린 입양 시스템이 주된 이유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해외입양이 종종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과 그 과정이 매우 의심스러우며 (종종 상거래와 같이 행해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인도주의 및 사회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절대적으로 불공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스리랑카는 쓰나미에 의한 재난을 겪었습니다. 수 많은 국제적 구호단체의 지원이 뒤따랐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자신을 도와주고 보호해줄 부모를 잃은 많은 아동들이 있었지만 그들 주변에 가족이나 지역사회까지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후원단체가 발족되었고 저도 그 단체들 중 하나를 선택하였습니다. 저는 난민 아동을 입양하는 대신에 (모두 다 거기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후원자 (structure sponsor)가 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이질적인 문화와 삶을 살게 됨으로써 겪을 수 있는 혼란을 주기 싫었습니다.

JJT: 서방국가에서는 종종 한국엄마들이 자신의 아이를 버리는 것이라고들(Abandon) 말합니다. '버림(Abandonment)'의 종류에 대해서 말해 줄 수 있습니까?

GPR: 프랑스와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두 종류의 '버림(Abandonment)'이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첫째, 남성에 의한 버림(Abandonment) 입니다. 이는 여성과 버림받은 아이들에 대한 아무런 배려 없이 행해지는 것으로 '야만적 버림(Barbaric Abandonment)'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버림받은 엄마에 의한 버림으로, 이들은 자신의 아이 또는 아이들에 대한 막연한 걱정 때문에 아이들을 포기합니다. '인도주의적 버림(Humanitarian Abandonment)'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여성들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형식의 버림이 가장 일반적인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세 번째 종류의 버림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정부에 의한 버림인 이 유형은 진정한 의미의 사회보장 정책을 원하지 않거나 입양을 통해 수익창출을 원하는 국가에 의한 버림으로 '정치경제적 버림(Politico-Economic Abandonment)'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외국에서 태어난 아이를 입양 받는 국가들에서는 네 번째 유형의 버림이 존재합니다. 이는 양부모에 의한 입양아의 버림으로 '입양 버림(Adoption Abandonment)'라고 하며 버림받은 아이는 고아원으로 되돌려 보내지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하는 버림받는 아이들이 존재할 것 입니다. 입양가정들이 가지고 있는 수치심 때문에 버려지는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많을 것 입니다. 저는 유럽 전역의 심리학자들로부터 이러한 추악한 사실에 대하여 알 수 있었고 이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남성이 저지른 일은 생각지도 않고 미혼모에게 돌팔매질을 하나

JJT: 그래서, 당신이 생각하는 해결책은 무엇입니까?

GPR: 다시 말하지만, 한국과 프랑스 마찬가지로 우선 최대한 많은 미혼모 가정을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미혼모 가정에게 인간적인 삶을 살수 있도록 해주면 그들은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남성이 저지른 일은 생각지도 않고 미혼모들에게 돌팔매질을 하는 것은 그들을 사회의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사회가 남성의 위치에 대하여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들은 타인에 대하여 보다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가부장적인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정치적, 도덕적, 그리고 윤리적 사회운동을 통해, 보다 자주 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사회적 연대감, 그리고 사랑과 자애에 대한 논의를 하여야 합니다. 이는 특히 사회의 남성적 부분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JJT: 한국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GPR: 한국은 가장 긴 국제 입양 역사와 최대 규모의 경험을 가진 국가로서 전 세계의 국제 입양에 대한 표준이 되어왔습니다. 한국은 국제입양의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볼 수 있는 나라이며, 또한 타 국가들이 기피해야 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한국이 과거에 그리 하였던 것과 같이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이 해외입양 제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들은 한국에서 경험한 것과 같이 일단 자리를 잡고 나면 멈출 수 없는 그러한 것입니다. 이는 국제 입양이 부자들이 쉽게 아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되어주고, 정부의 사회보장제도에 소요되는 비용에 비해 커다란 비용절감을 얻을 수 있는 제도가 되어주고, 사람 또는 정부에게 매우 훌륭한 사업 시스템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이야 말로 입양을 둘러싼 전 세계적인 거짓과 싸워 첫 승리를 얻을 수 있고 해외입양 제도를 개발한다는 것이 나쁜 행위라는 세계적 인식을 시작시킬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에서야 말로 단순한 인권 보호 차원을 뛰어 넘어, 입양과 관련하여 전 세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기본권리인 자신의 자식을 키울 권리에 대한 만행과 싸워 첫 승리를 얻을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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