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건설·금융·문화사업…죽도시장 확장·포항~서울 항공로 개설 등 기여

황대봉 대아가족 명예회장이 향년 86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포항에 뿌린 업적이 부각되고 있다.

고인은 한반도에서 일출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포항시 호미곶면 대보에서 태어났다.

평생의 반려자인 박소악 여사도 포항의 자그마한 어촌마을에서 출생했다.

부부가 모두 포항에서 태어나 남다른 애향심으로 평소 지역사랑을 몸소 실천해 왔다.

고인은 지난 1967년 30대 나이에 시내버스사업을 시작으로 대아를 창업해 지금은 건설, 금융, 문화사업 등 각 분야에 관계사를 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고인의 지역사랑 만큼은 남달랐다.

포항을 위한 교육·문화·체육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어떤 때는 지역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과 비전도 제시하는 등 지역사회 중심 역할을 해 왔다.

포항시민들조차 알지 못하는 숨은 기여를 많이 해 온 고인의 포항사랑이 지역사회에서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 오거리 시민의 탑.

△오거리 '시민의 탑' 건립-1974년

포항발전의 상징물이자 포스코와 함께 지역발전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아 죽도동 오거리에 사재를 들여 상징탑을 건립했다.

중·장년층 포항시민이면 누구나 아는 포항의 상징물이었다. 지금은 교통혼잡으로 철거됐다.

▲ 죽도시장.

△죽도시장 확장사업에 기여-1977년

포항시 인구 증가를 예상하고 죽도재래시장 확장에 나섰다.

서울에서 구획정리사업 전문가를 초빙, 토지 일부가 갈대지역이고 야채밭이었던 곳을 1971년 택지조성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사업주(이석봉)에게 택지를 소매시장으로 변경하는 것을 이해시키고 1972년 소매시장으로 변경했다.

이 곳은 1977년 현대화된 상가형시장으로 변모돼 규모가 기존 재래시장 면적보다 2배 확장돼 시장이 조성됐다.

죽도시장은 현재 전국 3대시장으로 성장해 포항경제 활성화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

다.

▲ 세명고 전경.

△학교법인 영암학원(세명고등학교) 설립-1983년

당시 포항시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7천여평의 부지에 세명고등학교를 설립했다.

남학생 18학급, 여학생 18학급 등 총 36학급으로 일반학교 2개교 규모이다.

부속건물로 체육관, 기숙사 밎 학생식당 등을 갖췄으며 지금까지 1만2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 영암장학회 창립.

△재단법인 영암장학회 설립-1985년

설립당시 개인출연금으로는 경북도내 최대 규모인 사재 20억원을 무상 출연해 영암장학회

를 설립했다.

포항출신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선발, 4년 등록금 전액을 지원했다.

설립 이후 1천30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 포항을 대표하는 인재로 성장시켰다.

▲ 영암도서관.

△영암도서관 건립-1986년

포항시 남구 대도동에 사재를 들여 열람실, 자료실, 사무실을 갖춘 영암도서관을 건립했다.

청소년은 물론 포항시민에게 보다 나은 학습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영암도서관은 건립 후 포항시에 기증됐으며 현재는 '시립영암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포항시민들이 애용하는 공간으로 휴일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노인복지회관 건립-1986년

포항지역 노인들의 사회적·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노인복지 증진을 위해 200여평의 노인복지회관을 건립, 포항시에 기증했다.

노인복지회관은 시립영암도서관과 인접해 있다.

△포항공대 신축공사 부지 확보 일조-1986년

포항공대(포스텍) 건설에 따른 부지 확보의 어려움을 해결해 학교 신축공사에 도움을 줬다. 포항공대 신축공사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주민들과 대학측이 보상금에 합의하지 못해 공사에 차질이 발생했었다.

이주민들이 요구했던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부지(고인 소유)를 이주민들에게 조성원가에 제공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후 포항공대 신축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 연오랑세오녀상.

△'연오랑세오녀상' 건립-1999년

사재 7억원을 들여 포항 호미곶에 '연오랑세오녀상'을 건립해 포항시에 기증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포항 설화인 '연오랑 세오녀'를 형상화해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서였다.

건립 후 지역민은 물론 호미곶을 찿는 관광객들에게 포항의 뿌리를 널리 알려 긍지와 자긍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포항-서울간 항공로 개설 기여

포항-서울간 항공노선이 없어 지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을 때 당시 국회 교통체신위원장을 비롯한 22명의 국회의원을 포항을 방문토록 해 항로개설을 요청했다.

포항시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포항-서울간 항공노선 개설에 기여했다.

△포항역과 학산동 부두 사이 철로 철거에 일조

국회 교통체신위 국회의원으로 재직시 포항상공회의소와 함께 강력하게 정부에 건의해 현재 롯데백화점 부지 일대인 포항역에서 학산동 부두까지 놓여있던 철로를 철거토록 했다.

▲ 동빈대교.

△동빈대교 설계변경 건의

포항시 동빈동과 송도를 연결하는 동빈대교를 현재 상태인 '구름다리(아치형)'로 설계·변경할 것을 당시 정장식 포항시장에게 건의, 건설이 이뤄지도록 했다. 당초 동빈대교는 죽도어시장을 드나드는 어선 출입을 위해 '올리는 다리(승계교)'로 설계돼 기공식까지 마친 상태였다.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동안 주변 교통체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우려했던 예상이 맞아 현재 교통흐름이 원할하게 이뤄지는 것은 물론 유지관리비도 들어가지 않고 있다.

△한민족 해맞이축제 유치 기여

한민족 해맞이축제 장소가 강원도 정동진으로 결정돼 간다는 소식을 듣고 청와대 김중권 비서실장을 방문,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 호미곶임을 설득했다.

2000년 1월 1일부터 시작된 해맞이축제 장소가 호미곶이 됐다.

관련기사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